일상기록/2021

[2021.07.10] 일상기록 #5

하이쑤기 2021. 7. 12. 20:42

어제는 외할아버지 팔순이라 친천들과 계곡 옆에 있는 팬션을 빌려 놀러갔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짐을 챙기고 아빠를 기다리고 있으니 엄마가 출발한다고 한 시간보다 30분정도 늦게 출발했다.

파리바게트에서 할아버지 생일케이크를 사고 천씨씨에서 가는동안 마실 음료 4잔을 샀다. 양이 굉장히 많다.

할아버지를 모시러 할아버지댁에 도착하니 할머니를 모시고 가기로 한 큰외삼촌네 차가 이미 도착해있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제 막 나오신듯 했다. 큰외삼촌네 차에 할머니가, 우리차에는 할아버지가 타시고 바로 출발했다.

 

원래는 조수석은 엄마가 탔지만 뒷자리에 3명이 타기 때문에 덩치가 큰 동생이랑 엄마랑 자리를 바꿔갔다. 나는 또 가운데서 불편하게 갔다. 불편하긴했지만 다행이도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네비를 따라 팬션에 가서 주차를 하고 보니 재작년에 왔던 곳이었다.  곧이어 막내삼촌네 차가 도착해서 우리차 오른쪽편에 주차를 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었다. 반갑게 삼촌과 외숙모 사촌 동생 두명과 인사를 나누니 큰외삼촌차도 도착했다. 아까 인사못했던 할머니와 큰외삼촌네 부부, 그리고 사촌언니와 인사를 했다. 참고로 작은외삼촌네는 집이 서울이라 이번에 오지 못했다. 서울에서 또 코로나로 난리가 났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보고싶었는데 아쉬웠다.

 

짐을 챙겨 팬션 2층으로 옮겼다. 2층에는 3팀이 올 수 있는 곳이었는데 이번에 우리는 가운데 곳에 들어가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양쪽에는 손님이 없다고 했다. 유레카다. 손님 없는게 젤 좋다. 짐을 옮기고 나서 쇼파에 눕듯이 기대어 있다가 점심식사 준비를 도왔다. 큰외숙모가 집에서 준비해온 배추김치, 파김치 등 각종 김치들과 잡채, 문어 숙회 등을 차려놓고 점심식사를 했다. 배부르게 먹고 쇼파에 눕듯이 기대어 있던 나는 제대로 눕고 싶어셔 2층으로 올라갔다. 북박이장에 있는 이불을 꺼내어 깔고 누워있으니 사촌언니가 올라와서는 옆에 이불을 하나 더 깔고 누웠다. 쇼파에 눕기전에 2층 에어컨을 틀어 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시원했다. 휴대폰을 하다가 곧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깼을 때는 벌써 2시가 넘어가있었다. 1층으로 내려가니 나와 사촌언니를 제외한 사람들은 이미 계곡에서 놀고 와 씻을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흘렀다니..

 

사촌동생들은 씻으러 들어가고 다른 사람들도 다들 정신없는 와중에 동생이 아빠가 부른다고 말했다. 동생말을 듣고 현관으로 가보니 아빠가 차 트렁크를 열어놓고 테니스채를 꺼내고 있었다. 테니스를 치자는 것이었다. 참고로 비가 오고있었다. 나는 절대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비가 오는데 비를 맞으며 테니스를 치자니.. 그건 아닌것 같았다. 아빠는 이때아니면 놀지못한다고 이정도 비는 맞으면서 해도 되니 얼른 나오라고 했다. 그러던 중 날이 개어 비가 더이상 오지 않았고 나는 원래 계곡에 들어갈때 입으려고 준비했던 옷으로 갈아입고 테니스를 치러 갔다.

 

아빠 차 트렁크에 있던 테니스 채를 꺼내어 나누어 들고 동생과 코트의 왼쪽으로 갔고 아빠는 오른쪽으로 갔다. 아빠가 만원 내기를 하자고 했고 동생은 아빠만 걸라고 하여 우리는 거는 것 아무것도 없는채로 아빠는 만원을 걸고 경기를 시작했다. 20점 내기를 하기로 했고 아빠가 먼저 서브를 넣었다. 그렇게 테니스를 치고있으니 엄마가 사촌동생 중 막내와 나와 우리쪽 코트 옆에 돗자리같은걸 펼쳐놓고 앉아서 구경을 했다. 얼굴이 탈까 걱정되었던 나는 얼른 엄마한테 가서 엄마의 모자를 뺏어쓰고 다시 코트장 안으로 들어갔다. 당연히 큰 점수차로 아빠가 이겼고 동생은 원래 게임은 3전 2승제로 가야한다며 우겨댔다. 아빠는 웃으며 동생의 도전을 받아들였고 나의 체력은 빠르게 깎여갔다. 두번째 경기도 지고서는 동생이 마지막으로 25점 내기를 하자고 했다. 당연히 졌다.

 

2번째 경기였나 3번째 경기였나 지친 나는 쉬고싶었고 마침 사촌동생은 테니스를 하고싶어했다. 사촌동생한테 테니스채를 쥐어주며 코트안으로 들어가보라고했고 나는 엄마 옆에 앉아 잠시 멍을 때렸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내 다리 한쪽을 모기에게 내준 뒤였다. 무려 오른쪽 다리에만 8방을 물렸던 것이다. 뒤늦게 모기 기피제를 뿌려달라고 해서 다리쪽에만 앞 뒤로 뿌려댔다. 슬슬 숯을 피울때가 되었고 막내 외숙모는 우리를 불렀다. 엄마와 아빠는 바로 숯피우러 가셨고 나는 다시 팬션 안쪽으로 이동하여 쇼파에 누웠다. 30분이 지났을까 이제 밥먹으러 오라는 소리를 듣고는 얼른 신발을 챙겨신고 내려갔다.

 

내려가니 이미 꼼장어를 구워 놓고 접시에 담아 놓은 상태였다. 콜라를 좋아하지만 콜라는 누가 점심때 다 먹어버려 어쩔 수 없이 알로에랑 같이 먹었다. 오랜만에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원래 다들 꼼장어, 장어를 좋아해서 자주 먹어 질려서 안먹었었는데 거의 2년만에 먹으니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꼼장어를 간장에 와사비 푼 소스에 찍어 먹고 생마늘을 된장에 찍어먹으니 생마늘이 너무 매웠다. 하필 매운게 걸리냐... 꼼장어를 어느정도 먹으니 이제는 삼겹살을 구워주었다. 그쯤 되니 생마늘이 거의 떨어져서 생마늘을 더 달라고 했고 우선 고기를 먼저 먹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숯불에 구워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소세지도 구워 주워 같이 먹고 있으니 생마늘이 도착했다. 타이밍 참... 그래도 남은 고기가 있었기에 남은 고기를 생마늘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고기를 다 먹으니 장어를 구워주었고 할머니가 만들어 가지고온 장어 양념을 내 앞에 가지고 와 먹기 시작했다. 오늘의 MVP는 장어였다. 정말 맛있었다. 역시 할머니표 소스랑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다. 장어 하나 먹고 생마늘 하나 먹고 이게 바로 천국인가.. 그 뒤로 바로 라면이 땡기긴 했지만

 

다 먹고 사촌언니와 먼저 들어온 나는 다시 2층 다락방으로 가 누워서 휴대폰을 했다. 1시간? 2시간? 정도가 지나니 어른들도 다 들어와 라면 먹을 준비를 하셨다. 라면이 다 됐다는 소리를 듣고 사촌언니와 쏜살같이 내려가 먹을 준비를 했다. 수저를 놓고 그릇을 놓고 나니 라면이 다 되었고 얼른 먹기 시작했다. 물이 좀 많기는 했지만 땡초와 생마늘을 넣어 끓인 라면은 정말 맛있었다. 다들 모여 먹고나니 여기 저기서 한젓가락만 더 먹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삼촌은 남은 라면을 더 끓이겠다고 했다. 그렇게 라면을 다 먹고 나서 막내외숙모는 수박을 자르기 시작했다. 이젠 과일을 먹을 차례였다. 테이블 위에 수박이 세팅되고 엄마는 케이크를 꺼내왔다. 엄마는 나한테 초를 꼽으라고 말했고 나는 두 개로 나누어 담아져 있던 초 중 한 뭉치를 사촌 언니에게 건내며 그것좀 꼽아 달라고 했다. 사촌언니는 "촌스럽게 요즘 초를 누가 다 꼽아? 초는 8개만 꼽자" ....? 할아버지 팔순인데...? 다꼽는건데....? 뭐가 다른건데...? "언니 할아버지 팔순인데...?" 나는 언니에게 말했고 잠깐의 정적 후 여기저기서 폭소를 하기 시작했다. 언니는 당황해하며 "아..ㅎ..ㅎ 팔순이었지?" 라고 말했고 얼른 초를 꼽기 시작했다. 초에 불을 붙이고 티비를 제외한 모든 불을 끄고는 다같이 할아버지의 팔순을 축하하며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할아버지가 할머니와 함께 촛불을 끄고 다시 불을 켰다. 엄마는 할아버지께 케이크 한번 자르시라고 케이크 칼을 주셨고 할아버지는 케이크를 자르셨다. 이제 다들 케이크와 수박을 먹기 시작했고 아빠는 요즘은 폭죽을 안넣어주냐며 폭죽을 찾으셨다. 옆에 있던 사촌언니가 여기 있다고 아빠한테 폭죽을 주자 있으면서 왜 안하냐고 하시더니 그대로 바로 폭죽을 터트려 사람들을 놀래키셨다. 동생이 짱구가 크면 아빠같은 사람이 될거라고 하던 말이 생각나는 행동이었다.

 

과일과 케이크를 먹고 치우고 나서 막내외삼촌네가 집에갈 준비를 했다. 다들 1박하는데 막내삼촌은 다음날 아침 바로 출근을 해야한다고 해서 저녁에 출발해야한다고 했다. 아쉬웠지만 배웅을 하고 나서 잘 준비를 하고 다시 자러 올라갔다. 2층에서는 나랑 동생 사촌언니만 자게되었다. 왜그런진 모르겠지만 우리만 있었던 덕분에 각각 이불과 배개를 하나씩 가질 수 있게 되었다. 하루종일 뭘 먹은 기억밖에 없는 것 같다. 도착해서 밥먹자마자 자는 바람에 계곡에서 놀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친척들과 모여서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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