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2021

[2021.06.25] 일상기록 #1

하이쑤기 2021. 6. 25. 21:40

오늘은 아빠가 5만원을 준다고 나를 깨우면서 하루가 시작되었다.

평소 12시쯤 일어나는 것에 비해 굉장히 빠른 시각인 7시쯤, 특히 아빠에 의해 강제로 일어난 것임에도 용돈 5만원으로 기분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요즘 무기력한 삶에 우울감을 느끼고 있던 나는 오랜만에 부지런히 움직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엄마가 갈아준 토마토 주스를 마시면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해보았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나는 이가 아팠기에 미루고 미루던 치과에 가고싶었고, 며칠 전에 보던 하이큐의 뒷 내용이 궁금했었다.

우선 나는 씻어야만했다. 정말 귀찮아서 마음 먹은지 1시간 만에 씻으러 갔다.

 

욕실에 가서도 나는 따뜻한 물을 맞으며 30분이란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러 보내고 나서야 씻기 시작했다.

화장도 귀찮아서 그냥 썬크림만 바르고 나온 나는 우선 동네의 치과에 먼저 갔다. 하지만 치과 문에 예약제로 운영된다는 문구를 보고 고민을 하다 다시 돌아 나왔다.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동네에 다른 치과 아는 곳이 있냐 물어봤고 대답을 들어 그 치과로 갔다.

문에 예약제로 운영된다는 문구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가서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간호사님이 예약하셨어요? 라고 물어보셨고 나는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여기도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다시 돌아가려다 그냥 간호사님을 불러 "여기서 바로 예약 잡을 수 있나요?"라고 여쭤봤고 간호사님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다음 주 월요일 오후 4시로 예약을 잡았다.

 

버스를 타고 만화카페에 갔다. 만화카페는 12시 오픈이었고 내가 만화카페 앞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11시 15분이었다. 나는 점심을 먹기로 했다. 주변에 국수나무가 있었고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평소에 잘 먹지 않던 김치찌개 돈까스를 시켰다. 역시 사람은 평소에 먹던걸 먹어야하나보다 맛이 없었다. 대충 먹고 시간 맞춰 만화카페로 향했다. 만화카페는 열려있었고 나는 바로 들어가 내가 원하던 자리를 잡았다. 역시 사람은 부지런해야지.

 

하이큐 42권 부터 45권까지를 집어들고 내가 잡은 자리로 향했다. 그에 맞춰 복숭아 아이스티가 나왔고 나는 자리 세팅을 한 후 본격적으로 하이큐를 볼 준비를 했다. 기분이 이상했다. 생리가 터진것이었다. 편안한 자리를 잡은 것을 내팽겨치고 생리대를 들고 화장실을 갔다왔다. 어쩐지 요 며칠 배가 아프더라니.. 나는 본격적으로 하이큐를 보기시작했다.

 

"도전하는 자에게만 승패라는 이정표와 그 막대한 경험치를 얻을 권리가 있다."

"아무데도 못 가는 녀석이 타인의 도전을 비웃지. '아무도 하지 않은'일은 '아무도 할 수 없는'일이 아니야."

 

오늘 본 하이큐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였다.

이것에 대한 생각을 따로 포스팅을 도전해봐야지. 그 당시의 생각은 다 잊어먹고 다시 새로운 생각을 정리하게 될 것 같지만 그것도 내 생각이지 않은가.. 

 

하이큐를 한시간쯤 읽었을 때였나, 슬슬 졸리기 시작했다. 평소 새벽 늦게자고 12시쯔음 일어나던 내가 오전 7시에 일어났으니 졸릴만도 했었다. 나는 조금만 아주 조금만 자다 일어나기로 했다.

한시간 후 일어난 나는 시간을 보고는 망연자실했다. 30분 정도만 자다 일어나려고 했었는데.. 어쩔 수 없지 뭐

 

하이큐 45권 완결까지 읽고 나니 시간은 3시 10분이 넘어있었다. 나는 나갈 준비를 했고 원피스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곧바로 옷을 보러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또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옷을 보기 전에 역시 악세사리 샵부터 들려야지. 나는 구경을 하다 뒷 마개 없이 내 귀에 있던 피어싱을 바꿔줘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바로 피어싱을 뒤지기 시작했다. 솔직히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돈은 쓰고 싶었다. 돈도 없으면서..

그렇게 피어싱하나와 투명 집게핀하나를 결재하고 옷을 보러갔다.

 

솔직히 옷은 별볼것은 없었다. 정말 돈값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아니면 터무니 없이 비싸던지.. 요새 옷값은 왤케 비싼거야.. 첫 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원피스는 6만원이 넘어갔다. 다시 보니 별로인 것 같았다. 다시 내려놓았다. 그 다음으로 마음에 든 것은 9만원대였다. 첫 번째 옷집은 다 비싼가보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냥 나왔다. 두 번째 옷 집을 갔다. 마음에 드는 것을 찾았다. 옷을 입어보니 정말 편했다. 그런데 가격이 적혀있지 않았다. 고민을 했다. 물어봤다가 옷 값이 내 예상보다 비싸면 어떡하지? 그래도 물어보기로 결정했다. 다행이었다. 4만원대였다. 옷을 구매하고나니 피로감이 밀려왔다. 얼른 집으로 가서 쉬어야겠다. 그렇게 더운것 같지도 않은데 난 왜이렇게 더운 걸까 생각하며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 글을 쓰다보니 느낀건데 오늘 하루종일 택시를 타지 않았다. 정말 놀라운 날이다.

 

집에 도착한 나는 피곤했다. 매우 피곤했다. 옷을 다 벗어버리고 빠르게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역시 집이 최고인것 같다. 그 때 1박 2일로 대구에 놀러갔던 동생이 들어와 말을 걸었다. 피곤했지만 일일이 대꾸해주었다. 역시 난 착한 누나였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6시가 다되어갔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 어디쯤이냐 물어보니 조금 늦을 것 같다고 한다. 오늘 저녁은 뭐냐 물어봤다. 그냥 집에서 밥 챙겨먹자고 했다. 엄마는 잠깐 침묵을 하더니 김밥은 어떠냐 물어봤다. 나는 좋다고 했다. 엄마가 말하는 김밥은 분명 땡초김밥이겠지. 동생한테도 물어봤다. 좋다고 했다. 엄마한테 동생도 좋다고 했다고 전달했다. 그러고 엄마를 기다리나 나는 깜박 잠이 들었다. 역시 오늘 하루 종일 피곤했어. 엄마가 집에 왔고 라면을 끓여 김밥과 같이 먹었다. 오늘따라 라면이 정말 꿀맛이었다. 나만 그랬던것이 아니었는지 동생도 심지어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까지도 맛있다고 했다. 밥을 먹고는 다시 누웠다.

 

이대로는 또 잘 것 같아 블로그를 시작할 겸 노트북을 들고 집 주변 개인카페로 왔다. 썸머 에이드랑 멜론 케이크를 시켰는데 멜론 케이크는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다. 맛이 나쁘지는 않은데 멜론이 케이크의 빵과 크림과 어우러지는 느낌이 아니었다. 아쉬웠다. 역시 멜론은 그냥 과일로만 먹어야지. 혼자 카페에 앉아 블로그 개설을 하고 글을 쓰는데 조금 민망하다. 혼자 카페 나온건 굉장히 좋은데 뭔가 노트북을 하고 앉아있으니 가오충이 된것 같다. 

 

오늘은 굉장히 뿌듯하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티비와 휴대폰만 보던 내가 오늘 하루 알차게 보낸 느낌이 들어 기분이 정말 좋다.

역시 시작이 중요하다. 내일도 이런 스타트를 끊을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처럼 움직이지는 않더라도 이렇게 포스팅 하나는 하는 날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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